2020년을 관통하는 단어로 **‘자아에 대한 탐구와 발견’**를 꼽아 봅니다. 올 한 해만큼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고독의 시간을 싸워가며 답을 찾았던 시절이 있었을까요. 세계와 만물에 대한 이해는 나 자신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하죠.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지 않으면 이 현상을 이해할 수도, 살아갈수도 없을 것 같은 대재앙 속에서, 인류가 다 함께 자아라는 동굴에 첫 발을 내딛은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오늘의 작가 : 힐마 아프 클린트(Hilma af Klint, 1862~1944) 스웨덴의 예술가이자 신비주의자로, 최초의 서양 추상 미술을 선보인 화가. 심지어 추상화가의 대표격이라 알려진 칸딘스키보다도 이전이예요. 도표를 닮은 그녀의 그림은 복잡한 영적 사상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해요.

🌳호수와 숲 같은 목가적인 환경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탓에 자연과 그 형태에 관심이 많았다고 합니다. 또한 초상화, 산수화 뿐만 아니라 식물학과 수학도 공부했어요.

🤦‍♀️그녀의 삶에서 영적인 것이 발달하게 된 계기는 동생의 죽임이었어요. 이 때부터 추상화와 상징성에 대한 관심이 본격화되었고, 내적 세계의 보이지 않는 힘을 개념화하는 진보적인 기하학적 시각언어를 발전시켰습니다.

🪐힐마프 클린트의 예술 세계는 상징, 문자, 단어들로 가득차 있는데요. 위아래로, 안팎으로, 지상과 난해, 남성과 여성, 선과 악 같은 대칭적인 이중성 또는 상호성을 묘사합니다. 색깔을 선택하는 것은 은유적이죠. 파란색은 여성 정신을, 노란색은 남성 영혼을, 분홍색/빨강은 육체적/정신적 사랑을 의미합니다.

✨한 평생 영적인 세계를 탐구하고 자신을 발견하려 했던 그녀의 그림이, 그녀가 떠난지 76년이 흐른 지금의 자신을 탐구하는 흐름과 닮아있는 건 우연이 아니겠죠. 그래서인지 그녀의 추상화를 보고 있으면 부드럽고 우아한 선의 이면에는 내면을 탐구하는 치열하고 단단한 자아와, 그 끝에 마침내 이룩하고만 역동과 강인함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