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사소한 것이 더 중요하다. 누군가를 추억할 때 떠오르는 건 실력이 아니라 태도의 말들이었다. 진심이 중요하지만 우리 관계에서 더 중요한 건 태도, 사람을 대하는 태도다. 그 사람의 진심보다 나를 대했던 태도가 기억에 남는다. (태도의 말들_엄지혜)

여전히 회의에 참석할 때마다 효과적인 회의란 무엇인지. 이 자리서 무엇을 결정하고 다음 미팅까지 어떤걸 해야 하는지 생각이 많아진다. 회의가 끝나도 명쾌하지 않을 때가 많다.

그 가운데 만족스러운 회의가 생각난다. 상대는 평소 카리스마형 리더라 생각했던 타 팀의 수장이었다. 당장 결정해야 할 안건이 없는데도, 앞으로의 큰 그림과 일하는 방식에 대해 토의해보자며 그가 먼저 회의를 요청했다.

고민의 흔적이 역력했다. 그는 신중한 말을 골라 우리에게 본인의 팀과 일하면서 어려운 점을 이야기해달라고 했다. 들으면서 필요한 내용을 필기하는듯 했다. 그러고는 해당 내용을 반영하여 앞으로는 이런 식으로 진행하면 어떻겠냐며 종이 한 장을 건냈다.

순간 반성이 들었다. '심지어 한 팀의 수장이라는 사람도 직접 써가며 고민해 오는데 나는 아무런 생각없이 이 회의에 참석했구나' 시간에 쫓긴다는 이유로 일이 되게 하는 것에만 집중했지, 어떻게 함께 그리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일할지는 깊게 고민하지 않은 차원의 것이었다.

회의의 끝 무렵, 그동안 한 번도 꺼내본 적 없는 말이 내 입에서 먼저 나왔다. "혹시 저희가 해야 할 일은 없을까요? 필요하신 건 없으신가요?" 그는 이런 것들을 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기분 좋은 요구였다. 아니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하는 요청이었다.

일이 원하는대로 잘 풀리지 않을 때, 누군가를 상대하는게 버겁게 느껴질 때, 나의 태도를 돌아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