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소리에 밤잠 설치신 분들이 많더라구요. 마치 태풍이 모든걸 집어 삼키려고 끊임없이 창문을 노크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런 밤을 지나 아침이 되니 피부에 스치는 바람이 사뭇 다르게 느껴집니다. 또 한번. 계절이 이렇게 바뀌는구나 싶어요.

어제의 태풍을 곰곰이 되짚어보니 자연의 힘, 초월적인 것, 그러다 어떤 괴물같은 존재같기도 하더군요. 과학적 현상 같으면서도, 알고보니 우리 주변의 어떤 존재가 그 힘을 조종하고 있는건 아닐까 싶었어요.

🦖오늘의 작가 John Brosio

존 브로시오는 토네이도가 근접한 순간과 확대된 새, 게, 공룡이 이질적으로 공존하고 있는 그림으로 유명해요. 마치 큰 사건이 생기기 전, 공포영화의 한 장면 같은 느낌이예요. 한편으로는 기후와 지구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지면서, 역설적이게 유머스럽기도 하구요.

그의 그림에 꾸준히 등장하는 토네이도는 신화와 과학의 조화를 상징해요. 과학적 현상이지만 그 거대한 힘을 보고 있노라면 과학적으로는 설명 불가능한 신이나 어떤 대리인을 상상하게 되거든요.

그림에 등장하는 거대한 동물이나 공룡은 탄생, 전생, 죽음 앞에서 우리보다 더 큰 동물의 삶, 즉 거인의 발 밑에 서 있는듯한 느낌을 표현합니다. 이 모든 경이로움 앞에서 인간은 작은 먼지같은 존재일 뿐이죠. 불안하고, 위험하며, 긴장감 속에 살아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