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선택의 문제

나에게 선택이란 건 가진 것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갈망하던 것의 입구에 디딜 기회를 택하냐의 문제였다. 그 순간마다 ****스스로에게 '어떤 내가 되고 싶은가’를 물었다. 큰 기업에서 스타트업을 거쳐 더 이른 스탭의 스타트업으로, 세무에서 시작해 전략기획, 사업운영, 기획분석, 그로스마케팅을 거쳐 사업 총괄로 옮기는 순간에도 같은 질문을 했다.

  1. 스타트업에서 운영이란

운영 업무는 경영학을 전공하고 패션 회사의 경영관리와 전략기획 경력을 가진 자가 모빌리티 스타트업으로 옮길 때 지원해볼 수 있는 유일한 직무였다. 그렇게 스타트업으로 입장할 수 있는 티켓을 얻었다. 하지만 프로덕트 오너, UI/UX 디자이너, 엔지니어, 데이터 사이언스 등 매력적인 포지션들 사이에서 운영 매니저로서의 전문성, 역할, 정체성에 대한 의구심은 빠르게, 자주 찾아왔다.

하지만 스타트업, 특히 모빌리티에 대한 이해를 쌓아갈수록 기술과 운영은 사업의 핵심적인 두 축임을 깨달았다. 기술과 운영은 결국 문제 해결을 위한 두 Wheel인데, 머리속의 생각을 현실화시켜주는 것이 기술의 영역이라면 제품과 서비스가 현실에서 돌아가게 만드는 것은 운영의 역할이다. 서비스의 종류에 따라 무엇이 더 강력한 엔진인가는 달라질 수 있다.

※ 아웃스탠딩에서 스타트업 대표 8인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에 따르면, 뛰어난 개발팀과 뛰어난 사업개발 및 운영팀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질문에 6명의 대표가 뛰어난 사업개발 및 운영팀을 선택했다.

※ 퍼블리의 “경영학도로 실리콘밸리에서 살아남기 - 스케일과 수익을 창출하는 운영업무(황수민 저)” 콘텐츠를 보면서 운영업무의 본질을 명확히 정리할 수 있었다.

  1. 혁신이란 무엇인가

일을 하면서 가장 마음이 아팠던 순간은 “도대체 뭐가 혁신이냐는” 글을 봤을 때였다. 상대에 치명타를 입히기 가장 좋은 방법은 존재의 가치나 쓸모를 부정하는 것이다.

혁신에 대한 정의는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애플이 아이폰을, 테슬라가 전기차를 개발한 것만이 혁신은 아니다. 혁신의 본질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용자들은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비교해 본인의 편익을 늘릴 수 있는 것을 선택한다. 그 과정에서 지속적인 개선과 성장을 통해 이용자의 선택을 받은 제품만이 살아남고 그렇지 않은 것은 사라진다.

가슴 아픈 일이지만 이제는 타다가 지향했던 '편안, 안전, 정직과 같은 요소들이 이동의 기본'이라는 사회적 컨센서스를 이루게 되었다.

  1. 굴러떨어진 사과

사회적 기여나 정의감에 의해 시작한 사업도 있겠지만, 꼭 필요한데 마땅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없어서 시작된 케이스도 많다. 하지만 아마존, 우버, 페이스북, 배달의 민족 등 다양한 케이스들이 보여주듯 스타트업은 어떻게 시작되었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동시에 폐해도 가져올 수 있다는 걸 알았다.

한국 사회에서 가장 첨예한 건 해당 산업의 직간접적인 종사자들과 관련된 이슈일 것이다. 굴러떨어진 사과가 토양과 생태계에 비옥함을 주는 동시에 누군가에게는 마른 하늘에 떨어진 돌이 되었다. 미숙함이 컸고, 과정의 미숙함은 목적과 무관하게 좋지 못한 결과를 낳을 수 있음도 여실히 느꼈다. 그리고 일을 다차원적으로 고려하고 실행하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임을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