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자신감을 가지세요. 세상은 스스로 믿는 자를 도와줍니다."는 말이 가끔 공허하게 들립니다. '그렇다면 자신감 있는 사람이면 원하는 건 다 이뤘게?'라는 딴지가 드는 겁니다.

인간은 근거 없이는 쉽게 믿지 못하는 의심의 동물입니다. 어떤 사실을 완전히 수용하고 맞다는 확신을 가지기 위해서는 이성과 사고가 주관하는 검증의 과정을 거칩니다. 정보를 찾아보고, 다른 사람들에게 묻기도 하며, 과거의 경험을 떠올려 보기도 합니다. 물론 직관에 의존하기도 하죠. 하지만 직관 역시 겹겹이 쌓아 올린 경험의 산물일 때가 많습니다.

결국 자신감을 갖기 위해서는 '나에 대한 근거'가 필요합니다. 나 자신을 믿을 수 있는 이유 말이죠. 구체적으로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고 성취해낸 경험이에요.

어떻게 자신이 선택한 길을 믿을 수 있나요?


멘토링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질문이 있습니다. "어떻게 자신이 선택한 길을 믿을 수 있나요?"라는 질문이에요.

이 질문을 처음 받았을 때 '남이 강요한 것도 아니고 스스로 한 선택을 어떻게 본인이 안 믿을 수 있지?'라는 조금은 의아한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조금 더 시간을 들여 생각해 보니 질문자의 상황이 떠올려지더군요.

그리고 역으로 이런 질문을 하고 싶어 졌어요. "스스로에게 한 약속을 얼마나 지키시나요?"

약속이란 건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원하는 대학이나 회사 들어가기, 시험 합격하기, 몇 억 모으기처럼 거대한 목표만이 아니죠. 아침에 일어나 이불 정리하기, 기지개 펴기, 물 한 잔 마시기와 같은 것도 될 수 있어요. '조금 더 내 마음에 드는 사람이 되기 위해 하겠다'라고 다짐했던 것들이죠.

저의 경우에는 새벽 5시에 일어나 출근 전까지 나만을 위한 시간 보내기를 꽤 오랜 기간 지켜왔습니다. 매일 아침잠과 싸우며 얻은 건 그렇게 확보한 시간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의 의지와 능력에 대한 믿음인 것 같아요.

이러한 약속들은 잘 지켜낼수록 그 크기도 점점 커집니다. 더 큰 약속도 세울 수 있고 지킬 수 있게 돼요.